회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은 작가의 주관성으로 구체화하는 ‘회화적 객관성’을 이야기합니다. 화가가 대상을 관찰한 바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이미지를 수집하는 경향을 뜻하는 ‘틀(frame)’에 관한 논의입니다. 상상한 이미지를 취합하고 표현하기를 결정하는 기준으로서 ‘필터(filter)’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살펴봅니다. 특히 작가가 자신의 구상을 최종 표현하는 단계에서 그 ‘정도(degree)’를 결정하는 것까지를 포함합니다. 회화적 객관성은 표현의 강도 측면에서 절제를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작가 스스로 예술 행위에 확신의 심정을 북돋게 함으로써 미술적 과감함에 탄력을 더하는 것으로,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으로 작용하고 고유하므로 쓰이는 도구입니다. 회화적 객관성은 규모가 아닌 구별과 증폭에 관한 결론이며 이미지를 제고하는 감각적 척도(scale)입니다. 작품이라는 물리적 형식 이전의 사유 전부는 회화적 객관성의 다른 말일 것입니다.
김덕훈은 흑연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만듭니다. 그에게 흑백의 매력은 강렬한 모호함입니다. 상위개념이자 통합 물질인 흑연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김덕훈의 회색 세계는 유물론적 인식과 강하게 연결하며 범신론적 면모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사물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내재성에 관한 회화적 응답입니다.
김지용이 그리는 가족사진은 단순히 개인의 기억이나 시간의 기호가 아닙니다. 그가 계속해 예술적 실존을 탐닉하고 미술적 성취를 염원케 하는 감각적 유산입니다. 작가가 가족사진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특별한 서사나 감정적 소요를 일으키는 생의 단면이 아니라, 사진 속 피사체와 배경 사이의 공간감이나 회화성을 담보하는 상상의 자리입니다.
임노식은 사적 경험이나 개인적 기억, 몸의 체험과 연관한 이미지를 수집해 풍경으로 재현합니다. 이를 위해 작가는 ‘관찰’ 행위에 주목합니다. 본 것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에서 누락되고 잔존하는 이미지의 존재 양태와 일정 기간을 두고 축적된 기억으로써 계속 재고되는 이미지를 화면 안에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하고 접합합니다.